Thursday, September 16, 2010

짐싸기_Re:Bottari by Sooja Kim

     내가 순수히 여행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주 큰 실수. 여행을 하면서 여러가지 문제점들에 봉착했기 때문에 여행을 더이상 좋아한다고만 말할 수도 없고, 싫어한다고는 더더욱 말할 수 없는 상황.
     이런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는 예가 바로 짐싸기.
    
난 아직도 짐을 제대로 못 싸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나의 문제점은 원래의 기능을 모른다는 것이다. 가방을 샀다. 그럼 그 안에 수도 없이 많은 작은 지퍼들이 있고 작은 주머니들이 달려 있는데, 도대체 이것들은 무엇을 위한 용도인지 절대 알 수 가 없다. 큰일이다.
그래서 그냥 나름대로 순서를 정해본다. 이 작은 주머니는 펜을 넣자. 이 작은 주머니에는 화장품을 넣어보자. 사실 이렇게 하다가는 실패하는 지름길로 당장 들어선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여행을 시작한지 5년이 지난 지금에 말이다.
여행은 일년에 한 두번 할 때도 있고, 일년에 꽤 많이 여러 곳을 옮겨 다닐 때도 있다. 하지만 짐을 싸는 노하우를 그 누구한테도 배운 적은 없고, 짐은 쌀 데마다 색다른 노하우들이 하나씩 생겨난다.

     내 짐싸기에서 쓰이는 가방과는 다른 보따리가 김수자의 보따리 시리즈이다. 가끔 그런 생각도 한다. 내가 가진 이 복잡한 가방들이 한국에서 흔히 이용했던 간단하고 간단한 그 보따리였다면 훨씬 가벼웠지 않을까 하는 생각.
      덜어내고 또 덜어낸다고 해도 짐은 항공사에서 제한한 20kg을 넘기기 쉽고 그 한계를 넘길까 두려워하며 공항을 들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이런 고통을 감수하며 짐을 싸는 것일까? 더 얼마나 덜어낼 수 있는 마음이 생겨야 고통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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