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5, 2009

여행 준비물

수학여행을 갈 때면, 늘 가정통신문을 받기 마련이었다. 내가 읽기 보다는 엄마한테 넘겨줘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잘 읽어 보면 준비물이 상세히 적혀 있다. 그 가운데 한번도 여행 책자나 듣고 싶은 음악 등과 같은 예는 없었고, 칫솔, 비누, 긴 팔 옷 등과 같은 기억만 나는 것을 보니, 로맨틱한 여행의 기본 자세가 수학여행에서는 빠져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내가 계획하고 만들어 가는 여행인 만큼 내 자유 자제로 여행 준비물을 꾸려본다. 내게 중요한 여행 준비물 가운데 하나는 '사과'다. 사과가 없으면 여행에서 즐거운 맛을 맛보기 아주 힘들다. 아삭 아삭 씹히는 사과는 창밖으로 내다 보이는 풍경에 소리와 질감, 그리고 아주 새콤한 맛을 덧보태는데, 그래서 여행을 위해 오르는 기차 안에서 먹는 사과의 맛을 떠올리면 침이 꼴딱 넘어간다.
또 하나의 여행 준비물은 엽서, 기차 안에서 엽서를 쓰다 보면 도착하는 도시에서 엽서를 보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물론 잠 들기 전 엽서를 써서 그 다음날 보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창밖으로 지나는 풍경을 엽서 속에 가득 담아 보내는 심정으로 써 보낸다면 받는 이 또한 이 풍경을 가슴에 담아 둘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을 읽는 그대는 어떤 여행 준비물을 갖고 여행을 다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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