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이
지났는데, 아직
한 자도 못 쓰고 있다.
뭐 모든 글 쓰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문제이겠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앉으면 한 글자도 쓰지 못한 채 이런 저런
다른 일들로 바쁘거나 아예 창 밖만 물끄러미 몇 시간
째 쳐다보는 일이 생기고 만다.
왜 그런지는 모두들 다 아는 공식이
그러하다고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없는 것 같다.
막상 글을 쓸려고만 하면 생기는
일이니까 말이다.
노트북을
꺼내서 전원을 켜기 전까지만 해도 입에서 술술 나오던
이야기는 전원이 켜지고 워드 프로그램이 열리면서
하얀 화면이 눈 앞에 나타남과 동시에 내 머리 속에서
하얗게 없어져 버리고,
딸랑딸랑 종이 울린다.
머리 속에서 종이 울릴 때면,
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 또 와 버렸구나.
그래서 그
종소리를 듣고 난 뒤에는 그 전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다시 조심히 더듬어 생각해 본다.
방금 전까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더라?
왜 컴퓨터를 열어서 글을 쓰려고 했었지?
도대체 무슨 생각이 머리 속에 꽉 차 있었기에
그걸 뱉어 내고 싶어 했었던 것일까?
왜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일까?
그렇게 몇
시간 지나다 보면 노트북은 곧 전원이 꺼지고 만다.
다시 전원 코드를 찾아서 꽂고 나면 또 다시 하얀
화면만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우선 웹서핑을 시작한다.
뉴스를 읽거나 요즘 뜨는 유행어는 뭔지 검색어는
뭔지 이것저것 살피다보면 어느새 시간은 훌쩍 가고,
오후에 시켰던 커피는 저녁 때 확 식어 있고,
집에 가야 할 시간이라는 그 차가운 온도를 내게
차디차게 내민다. 창밖은
나름 밝았었는데, 창가에
있는 전등까지 깨끗하게 모두 켜지고 나면,
그래 집에 갈 시간.
카페를
나와서 네온 사인들이 즐비한 도시의 거리 이곳 저곳을
누비다 보면 매연 연기에 괴로워 하다가 얼른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만이 머리 속에 가득차 있다.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
드디어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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